[책] 어떤 선택의 재검토
어떤 선택의 재검토 한국어로는 이렇게 거창하고 무거운 이름이지만 영어 원래 제목은 The Bomber Mafia로 험악하기도 하고 위트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영화 오펜하이머가 개봉하기 3개월 전쯤 수원역 앞 알라딘 중고서점을 둘러보다가 집어 들게 되었다.
조만간 개봉할 오펜하이머를 기대하는 중이었고 읽을 책이 뭐가 있을까 찾아다니는데 폭탄이 그려진 표지, 어떤 선택의 재검토라는 제목은 원자폭탄에 대한 윤리적인 관점의 책인가? 싶은 인상을 주었다.
또는 오펜하이머와 관련된 역사적인 내용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영화를 보기 전에 읽어두면 좋을 것 같았다.
재미있게도 모두 틀렸다.
원자폭탄보다 이전 시기의 이야기가 적힌 책이었다.
전쟁에서 원자폭탄을 개발해야 하나 개발하지 말아야 하나, 써야 하나 쓰지 말아야 하나 이전에 폭탄이란 걸 전쟁에서 쓸 것인가, 어떻게 쓸 것인가부터의 이야기였다.
오펜하이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헤이우드 헨셀과 커티스 르메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원자폭탄도 그 이전의 폭격도, 오펜하이머도 헤이우드 헨셀과 커티스 르메이도 결국 전쟁을 어떻게 빨리 끝낼 것인가, 어떻게 전쟁에서 죽는 사람을 적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룬다.
오펜하이머에 대한 배경지식을 늘려주지는 않았지만 전쟁에서 폭탄이란 요소에 대한 배경지식을 늘려주어 기대했던 대로 영화 오펜하이머를 볼 때 더 넓은 관점으로 이해하며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런 분야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많은가 싶기는 하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가 애매하지만 의외로 이미 동년이형에게 선물해서 다 읽고 좋았다는 피드백도 들었다.
읽어서 거리낌이 생기지는 않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