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일/책

[책] 역행자

yeznable 2024. 1. 1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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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행자를 읽는다고 하자 여자친구가 그 책은 했던 얘기를 많이 반복하고 너무 돈 버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자신의 가치관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내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에 의아해했다.

 

보통 A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B라는 생각하는 사람의 글을 읽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다른 가치관 기반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그런 가치관을 갖게 된 이유와 과정을 이해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와 다른 생각의 글을 읽어도 나의 생각을 흔들거나 불안하게 만들지 못하고 별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같다.

 

역행자라는 책은 했던 말을 많이 반복하는가.

그렇다.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내용을 7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장을 나누어 설명한다. 그래서 1단계에 대해 설명하는 장에서는 1단계에 대한 내용을 반복해서 서술하게 된다.

재미있는 건 실제로 책에서 반복 서술하는 것보다 우리가 느끼기에 더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다.

 

역행자에서 정리한 7단계는 결국 자수성가하기 위한 과정이다. 자수성가는 현대에 이미 책으로, 또 유튜브로도 너무나도 핫한 이슈라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수성가를 주제로 한 자기 계발 서적과 유튜브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 자수성가했던 사람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 그 원리를 나는 알았고 그대로 했더니 나도 자수성가했다.
  • 누구든 할 수 있는데 안 할 뿐이다.

이런 내용을 정말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현대인이 있을까?

그런 문구들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역행자를 읽기 시작한다면 나의 여자친구처럼 진절머리 난다고 느끼게 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역행자도 같은 주제로 같은 방법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현대인이 자수성가 이슈에 많이 노출은 되어있더라도 정말 이를 주제로 쓰인 책 한 권을 완독 해본 사람의 비율은 작을 것이다.

항상 말했다시피 "나는 그것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 또는 그 반대의 말을 하는 자유를 갖기 위해서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자수성가 이슈에 대해 이제는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다른 책들도 좋지만 역행자를 읽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자수성가에 대해 쓴 다른 책들보다 역행자가 효과적인 이유는 우선 친절하게 쓰여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가 먼저 각광받기 시작한 배경은 미국이었고 미국에서 쓰인 책이 많다. 우리와 다른 배경, 다른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책을 찾아 읽는 사람은 보통 자수성가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배경, 다른 정서를 그렇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나처럼 "이런 사람들은 어떤 생각의 과정을 통해 이런 결론을 짓게 됐을까" 하는 마음에 책을 읽어보려는 사람에게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

역행자는 그런 책들에 비해 한국인을 편하게 해주는 어느 정도의 겸손함과 너무 강요하지 않는 정서적 배려를 갖춘 책이었다.

 

역행자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배경이고 책에서 들고 있는 예시들은 실제로 내 인스타에서 볼 수 있는 광고를 만드는 회사이다.

중간에 언급된 유튜브 채널은 이미 내가 구독하고 있던 채널인 경우도 있었다.

 

 

이 책이 너무 좋았고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하는 책은 아니다.

그런 것에 비해 생각보다 긴 글을 써버린 것 같긴 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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